맵 투 더 스타 (2014)  Maps to the Stars - 6/10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David Cronenberg( 1943, 72세)
    - A Dangerous Method (2011), Eastern Promises (2007),  A History of Violence(2005), Spider(2002)
    Naked Lunch(1991), Dead Ringers(1988)
    M 버터플라이 (M. Butterfly, 1993), 플라이 (The Fly, 1986), 비디오드롬 (Videodrome, 1983)


출연
줄리안 무어 (Julianne Moore) 하바나 역
사라 가돈 (Sarah Gadon) 클라리스 역 - 엄마, 에너미(임신한 부인)

존 쿠색 (John Cusack) 스태포드 역
올리비아 윌리엄스 (Olivia Williams) 크리스티나 역 - 부인
    - The Ghost Writer(수상 부인), An Education(담임선생님), The Sixth Sense(귀신부인)
에반 버드 (Evan Bird) 벤지 역 - 동생
미아 와시코브스카 (Mia Wasikowska) 애거서 역 - 누나
    - Jane Eyre, Only Lovers Left Alive, The Double, Tracks (2014), The Kids Are All Right
로버트 패틴슨 (Robert Pattinson) 제롬 역 -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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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좋다. 줄리안 무어는 미묘한 감성을 에너지 넘치며 과감하게 연기하고, 사라가돈은 청순하다. 올리비아는 신비롭고, 에반 버드는 발칙하면서 가엾고, 미아는 긴장감을 뿜어낸다.

시종일관 긴장감이 넘치고, 곳곳에서 웃음이 터진다. 앞에서 나온 대사를 , 다른 장면에서 다른 사람이 다시 하는 절묘함으로 묘한 리듬감이 생기는 것도 재미있다.

크로넨버그 감독님이 LA에 오신것을 환영하며, 이정도 에너지라면 100살까지 사시면서 10편정도 더 만드신다고 하셔도 기대가 될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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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불어,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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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Liberté)",
    폴 엘뤼아르( Paul Eluard)


나의 학습 노트 위에
나의 책상과 나무 위에
모래 위에 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가 읽은 모든 페이지 위에
모든 백지 위에
돌과 피와 종이와 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황금빛 조상(彫像) 위에
병사들의 총칼 위에
제왕들의 왕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밀림과 사막 위에
새 둥우리 위에 금작화 나무 위에
내 어린 시절 메아리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밤의 경이로움 위에
일상의 흰 빵 위에
결합된 계절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누더기가 된 하늘의 옷자락 위에
태양이 곰팡 슬은 연못 위에
달빛이 싱싱한 호수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들판 위에 지평선 위에
새들의 날개 위에
그리고 그늘진 풍차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새벽의 입김 위에
바다 위에 배 위에
미친 듯한 산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구름의 거품 위에
폭풍의 땀방울 위에
굵고 멋없는 빗방울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반짝이는 모든 것 위에
여러 빛깔의 종들 위에
구체적인 진실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깨어난 오솔길 위에
곧게 뻗어나간 큰 길 위에
넘치는 광장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불켜진 램프 위에
불꺼진 램프 위에
모여 있는 내 가족들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둘로 쪼갠 과일 위에
거울과 내 방 위에
빈 조개 껍질 내 침대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게걸스럽고 귀여운 나의 강아지 위에
그의 곤두선 양쪽 귀 위에
그의 뒤뚱거리는 발걸음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내 문의 발판 위에
낯익은 물건 위에
축복받은 불의 흐름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화합한 모든 육체 위에
내 친구들의 이마 위에
건네는 모든 손길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놀라운 소식이 담긴 창가에
긴장된 입술 위에
침묵을 넘어선 곳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파괴된 내 안식처 위에
무너진 내 등댓불 위에
내 권태의 벽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욕망 없는 부재 위에
벌거벗은 고독 위에
죽음의 계단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되찾은 건강 위에
사라진 위험 위에
회상없는 희망 위에
나는 너의 이름을 쓴다.

그 한마디 말의 힘으로
나는 내 삶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태어났다 너를 알기 위해서
너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

자유여.


- 폴 엘뤼아르 Paul Eluard (1895~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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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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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odens